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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

공공의대 의사정원 확대가 답인가




얼마전에 의사인 친구와 공공의대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최근까지 의사정원 확대에 따른 의사의 집단행동은 자신들의 밥그릇지키기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친구와 약간의 논쟁?을 했습니다. 


"그렇게 의사 숫자가 부족해서 일이 많다면 의사를 더 많이 뽑으면 되고, 의사 숫자가 더 늘어나면 될 일인데, 지금도 의사들 돈 많이 벌면서 특권의식 있는거 아니냐" 라고 까지 심한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찝찝한 마음으로 관련한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내 생각이 짧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최근 공공의대 정책과 관련해서 어떤 방향으로 우리나라 의료계가 가야할지, 평범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현존하는 문제



최근에 코로나19사태를 겪으면서 의사 숫자 부족, 의료진들의 인력부족에 대한 문제들이 불거졌습니다. 사실상 특히 지방의 의사 숫자 부족은 오래전부터 계속되었던 문제입니다. 


우리나라는 OECD평균에 비교해서 의사의 숫자가 인구 1000명당 2.3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 1000명당 3.3명보다 30%가까이 모자릅니다. 


OECD가입국 중에서 인구당 의사수는 꼴찌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마저도 대부분 서울에 몰려있어서 서울은 2.9명 세종시는 겨우 0.8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방 중소형 병원에서는 의사 고용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지만 중소형 병원들은 인건비 비싼 의사를 고용할 돈이 없습니다. 


이미 지방자치단체에서 업무수당을 월 95만원 ~ 60만원 지급해주지만 이마저도 모자란 상황입니다. 



2. 정부의 입장



이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어찌되었든 더 뽑아야하는데 공공의료대학 이라는 제도를 만들어서 의료취약 지역과 공공의료기관이 필요한 곳에 보내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폐교되는 지방의 대학을 활용할수도 있고 지방에 10년간 의무로 거주하면 지방 의료부족문제도 해결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의대 입학정원을 늘려서 의사를 더 양성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의사협회에서는 항상 결사반대를 하면서 의대정원을 못늘리게 해왔지만 이번에는 어찌되었든 늘려야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부족한 의사수는 국민의 의료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지고 의사들의 특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얼마전 파업만 보더라도, 제 입장에서도 의사는 대표적인 고소득 전문직종인데, 이미 잘 먹고 잘사는 친구들이 특권을 유지하고 밥그릇 뺏기기 싫어서 파업한다는 것이 얼마전까지의 생각이기도 했습니다. 


3. 의사의 입장



일반인 입장에서도 알아야하고 인정해야할게 의사 되기는 진짜 어려운 일이고 돈도 많이들고 시간도 드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게다가 의대를 졸업해도 인턴기간을 거쳐야하는데 아주 거지같은 생활을 보내야합니다. 여기에 또 전공의라는 레지던트 기간은 무려 3년인데 이떄도 살인적인 스케쥴을 감당해야합니다. 


주 40시간보통 직장인이 일을 하는것도 힘든데 주 90시간씩 주 6일 하루 15시간씩 근무를 돌려버립니다.


의료사고가 안나는게 이상할 정도의 환경입니다


그리고 받는 급여가 보통 한달에 370만원정도 받는다고 하는데 이게 많아보일 수도 있지만,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주 90시간씩 월 400시간으로 따지고 야근수당, 초과근무 수당 따지면 최저임금도 안나오는 급여입니다. 


너네는 배우는 기간이니까라고 이야기하지만 직장에 들어가도 어차피 다 배우면서 일하는건데 이건 그냥 열정착취 그 자체입니다.


어렵게 전공의까지 되고 나서는 건강보험 수가라는 것이 워낙에 적게 책정되어 있다보니까 개업을 해도 문제입니다.  


급여진료의 경우에는 대부분 진료를할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입니다. 


대학병원도 이 수가가 낮으니까 전공의들과 간호사를 쥐어짜야 돌아가는 구조인것입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이 의료계를 쥐어짜내기 떄문에 그런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페이닥터 시장또한 요즘은 어렵기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일반 직장인과 비교했을때에는 상당히 많은 급여를 받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요한건 늘상 비정규직에 시간이 지나면 월급이 오르는 구조가 아니라 나이 들면서 떨어지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4. 현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여기서부터는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 상당히 많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러쿵 저러쿵 해도 결국 의사수가 부족하다는 문제는 없는 문제를 만들어낸 것이 아닙니다. 현존하는 문제이고 해결해야할 문제입니다. 


특히 지방은 더 심하고 공공의대를 통해서 공공의료 서비스를 만들어내겠다는것은 나쁜 취지나 의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도 의료계가 열악한 상황인데 의사 정원을 늘린다는 발표에 의료계가 반대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은 "돈" 이고 의료수가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병원가서 치료를 받으면 우리가 병원비로 내는돈 + 건강보험에서 주는돈을 병원에서 받게됩니다. 대부분의 질병들은 급여항목이라서 국민의료보험혜택을 받게됩니다.


각각의 치료행위마다 건강보험에서 주는 돈을 수가라고 합니다. 이 수가가 현재 어마무지하게 낮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그렇게 박리 다매식으로 환자들을 빠르게 돌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큰 대학병원도 비싼 의사를 많이 채용하지 못하고 레지던트를 쥐어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의료수가를 올리면 건강보험공단이 지불해야할 돈이 늘어납니다. 

그건 즉 국민들의 건강보험료 상승이 일어나게 됩니다. 


세금을 올리게 된다면 좋아할 국민들이 있을까요? 


아마 대부분 반대할 것입니다.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할 정부 입장에서는 세금을 올리겠다는 말을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5. 결국은 의료수가를 올리는게 먼저다


의료수가를 올려주면서 현재 살인적인 근무시간과 근로환경을 개선을 먼저 약속하고


공공의대로 의사 숫자를 늘리며 공공의료서비스를 만들어내겠다고 한다고 하면 의사입장에서도 충분히 받아들여질만한 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는 반대할지라도 또 충분히 타협을 하고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의료수가를 올려준다면 현재 1차 의료시장(동네병원)에만 집중된 의사 숫자의 편중, 산부인과, 비뇨기과, 흉부외과, 같은 필수적이지만 가지 않는 과의 불균형 또한 해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6. 의료수가를 올릴 수있는가?


의사들 또한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서는 정부에게 징징거릴 것이 아니라 대중을 설득해야합니다. 대중들의 의사들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대로 나빠져있습니다.


불친절하고, 특권의식에 가득차있고 이미 돈을 잘 번다는 생각 때문에 이들이 얼마나 대학병원에서 갈려나가고 있는지 무관심합니다.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된 특권의식, 유령수술, 수술실 CCTV설치 반대 등의 문제까지 있어왔기에 의사에 대한 불신이 더욱 더 커진상태입니다.


의료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큰데 국민 건강보험료를 올리는 수가를 올려달라는 설득이 먹혀들 수 있을까요? 


국민들의 보험료부담증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더 나은 의료서비스 개선 약속과, 현재 의료계와 수가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은 공공의료나 지방의료계에도 의사 인력이 필요합니다. 


그만큼 인원수가 늘어나야 한다면 결국은 의료계가 가져갈 수 있는 파이도 커져야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쪽만을 희생시키기보다는, 의료수가를 올려줘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보험료 증세라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의사들의 의료서비스의 개선없이 수가가 올라가는것만으로는 국민들은 이를 분명히 반대할 것입니다. 



글을마치며



저 또한 의료계에 대해서는 일자 무식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의사 친구와의 논쟁 이후에 더 많이 찾아보고 더 많이 알아보고나서는 왜 그렇게 친구가 열을 냈는지 알게되었습니다.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꼭 어느 한쪽의 의견이 맞다 틀리다 무조건적으로 이기려고만하지말고 문제가 생겼다면 이 현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들을 찾아내고 합의점에 이르렀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의료서비스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면서도 퀄리티가 높다는 것에 항상 자랑스러워하고 또 만족하고 살고 있습니다. 


건강보험료 더 내는게 더도 싫습니다. 하지만 현재 문제가 곪고 있다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세금 기꺼이 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무조건 혜택만 받지 말고 전체를 위해서 세금을 더 낼 각오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