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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야기

포도품종별 와인추천 레드 1편

 

좋은 사람과 맛있게 먹는 와인의 매력


처음 와인을 접했을 때에는 떫고 맛없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저에게 와인은 먼저 비쌌습니다. 게다가 마트에선 까르베네 쇼비뇽이라든지 샤또 같은 생소한 단어의 어려운 말들이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와인을 즐기는 것은 내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 사치스러운 일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아주 종종 호기심에 아무거나 집어와서 맛도 모르고 마시고는 했었지요.

그러다가 우연히 와인 강좌에 초청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게 제 인식을 완전히 바꾸어 주었습니다. 저는 와인 하면 무척 격식을 차려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와인은 그저 여느 술자리가 그렇듯 병나발을 불더라도 그저 좋은 사람들과 맛있게 그리고 많이 마실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포도 품종별 레드 와인 추천


와인을 고를 때 이것 하나 정도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저는 단연코 포도 품종을 택할 겁니다. 포도 품종만 조금 알아도 와인을 즐기는데 훨씬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마치 음식메뉴의 이름을 알게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와인의 맛을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포도 품종이라고 생각합니다. 와인도 포도 품종이라는 메뉴 안에서 생산되는 지역별, 와이너리별, 생산연도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게 됩니다. 같은 포도 품종이라고 해도 그해의 작황과 만들어진 와이너리의 실력에 따라서 그 맛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면 순대국밥도 가게의 음식 솜씨 별로 맛이 달라집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순대국밥이라는 메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달라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지요.

 

 

처음 와인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을 때 세상에 이렇게 많은 포도 품종이 있구나! 하고서 처음 알았습니다. 조금은 생소하지만 우리가 마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포도 품종들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만 한다면 와인을 고르는 아주 좋은 기준이 될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통해서 레드와인에 한해서 그리고 가장 대중적인 와인들을 기준으로 한번 포도 품종 별로 어떠한 맛의 특징들이 있는지, 그 이유와 추천을 드리고자 합니다.

 

까르베네 쇼비뇽 (Carbertnet Sauvignon)


와인을 만들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도 품종이 바로 까르베네 소비뇽입니다. 까르베네 쇼비뇽 품종은 숙성 정도와 원산지에 따라서 맛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어떻다!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초심자의 입장에서 너무 드라이하거나 떫지 않고 또 너무 묽지도 않은 우리가 생각하는 스탠더드를 찾고자 한다면 까르베네 쇼비뇽을 선택하시면 그 확률이 높아집니다.

실제로도 모든 레드와인 중에서 가장 많은 생산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기후에서도 잘 견디는 특징 때문에 전 세계 어디에서나 재배되면서 다양한 맛을 보여주고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와인입니다.

이 포도 품종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껍질이 두껍고 씨앗이 많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냥 포도를 먹는다면 이건 별로 좋지 않은 포도입니다. 그러나 포도주를 만들 때는 아주 큰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두꺼운 껍질이 포도가 빨리 썩지 않게 만들어서 오랜 기간 동안 숙성과 발효를 거칠 수 있게 만듭니다. 

 

그래서 까르베네 소비뇽 품종은 오크통에 아주 오랫동안 숙성시킬 수 있는 포도입니다. 두꺼운 껍질과 많은 포도씨는 탄닌을 포함하고 있어서 떫은맛을 낼 수도 있는데요 그러나 오랫동안 숙성할수록 이러한 떫은맛들이 부드러워지고 색상에서는 다양한 과일의 맛과 향을 낼 수 있는 향기로운 와인이 될 수 있습니다. 

 

멜롯(Merlot)


그다음으로 레드와인에서 많이 보이는 포도 품종은 바로 멜롯입니다. 자극적인 와인을 좋아하는 제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품종이기는 하나 와인 초심자로서 가볍고 부드러운 와인을 추구하신다면 멜롯 품종 와인 추천드립니다.

까르베네 소비뇽과 비교해 봤을 때는 포도 과육이 더 많은데 껍질은 얇습니다. 수분과 당분이 훨씬 많아서 씨앗도 별로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떫은맛이 덜합니다. 보통 오랜 숙성을 거치기보다는 짧게 숙성하여도 맛있는 와인이 됩니다. 와인의 유통기한도 짧기 때문에 빨리 마셔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만약 와인의 떫은맛이 싫으신 분들이라면 멜롯와인을 강력 추천드립니다. 

쉬라, 쉬라즈 


쉬라즈라고 불리는 이 품종은 까르베네 소비뇽보다 더 두꺼운 껍질과 더 많은 포도씨를 갖고 있습니다. 강렬한 탄닌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혹은 저처럼 자극적이고 진한 와인을 좋아하신다면 쉬라 품종의 와인을 추천드립니다. 알코올 함량도 높은 편이라서 드라이하다고도 불립니다. 보통 산도가 낮이라서 신맛은 덜합니다. 매콤하다고도 사람들이 부를 만큼 자극적인 맛인데 동시에 과일향을 풍기기도 합니다. 산지마다 조금씩 맛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프랑스에서는 스모크 한 냄새와 허브향이 있다고 하는데 호주의 쉬라는 더 부드럽고 감칠맛이 있다고 합니다.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는 호주이며 저렴하지만 퀄리티가 뛰어난 와인을 대량 생산하고 있습니다. 

 

 

피노 누아(Pino Noir)


비싼 와인이라고 한다면 피노누아를 많이 생각합니다. 피노누아 품종이 비싼 이유는 이 포도 품종이 아무데서나 잘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주로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재배되는데 프랑스의 부르고뉴 지방의 피노누아를 최고로 쳐주고는 합니다. 피노누아는 껍질이 얇고 포도 줄기가 적어서 탄닌이 적습니다.

 

그만큼 떫은맛은 없어지는데 또 이 맛의 깊이는 라이트 하지 않습니다. 피노 누아의 Noir는 검은색을 뜻할 만큼 검은색에 가까운 붉은색을 띠고 있습니다. 이 포도 품종에서는 정말 다양한 과일과 꽃향기, 그리고 짙은 버섯과 흙의 냄새까지 난다고 합니다. 부드럽지만 다양한 향과 맛을 즐기고 싶으신 분들께 피노누아 품종의 와인 추천드립니다. 혹은 어딘가 귀중한 분께 혹은 특별한 자리를 빛낼 때 피노누아를 갖고 간다거나 특히 와인을 즐겨 드시는 분들께 피노누아를 선물한다면 럭셔리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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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프라니요(Tempranilo)


스페인 하면 바로 처음 떠오르는 와인 포도 품종이 바로 템프라니요입니다.. 이 중에서 Tempranilo 템프라니요라는 품종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이 템프라니요도 굉장히 강하고 진한 와인의 맛을 냅니다. 포도 품종의 껍질이 두껍고 색상이 진한 반면에 알코올 함량은 높지 않은 편입니다. 진한 암적색의 색깔에 산딸기와 커피 등의 풍미가 느껴지는 맛입니다. 탄닌이 다소 떫을 수 있으나 숙성 정도에 따라서 또 좋은 맛이 납니다. 요즘 저는 저렴한 와인을 마시기 때문에 저렴하지만 강렬한 맛을 원하실 때 저는 템프라니요 품종 와인을 추천드립니다. 

 

일단 많이 마셔라


와인은 비싸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정말 저렴해졌어요. 한 병에 1만 원대나 만원 이하의 와인들도 있습니다. 저렴한 와인이라도 포도 품종별로 자주 드셔 보시면서 맛의 차이를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꼭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들과 함께 자주 마시다 보면 조금씩 와인의 맛을 알아가게 됩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김치의 매력을 알게 되고 배추김치뿐만 아니라 양배추 김치 파김치 겉절이 깍두기 총각김치를 먹어보면서 맛을 알아 가듯이 와인도 그와 같습니다. 다음에는 다른 포도 품종과 화이트 와인도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