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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

가상화폐 채굴 이야기

채굴이라는 말은 새로운 블록을 만드는 행위를 이야기합니다. 이것이 금을 캐는 것과 비슷하여 채굴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비트코인 시세가 얼마 안 되었을 때에부터 도 채굴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블록을 만드는 것이 엄청난 돈을 주는 것이 아니더라도 전체 매장량이 한정되어 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7년부터 급격하게 상승한 가상화폐의 시세를 감안한다면 이 단어는 정말 적절한 표현이었습니다. 

 

이러한 블록을 만들기 위해서는 해시 퍼즐의 정답인 난소를 찾아야 합니다. 난소를 찾으려면 정해진 조건을 만족할 때까지 연산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하여 수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반복의 숫자는 정말 천문학적입니다. 보통 최근 이 반복 횟수가 수십억 번으로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CPU와 GPU를 이용한 채굴

 

최초의 비트코인은 가정용 컴퓨터에서도 채굴이 가능했습니다. 가정용 CPU도 충분히 채굴할 수 있을 만큼 해시 퍼즐의 난이도가 쉬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채굴의 난이도가 높아졌습니다. CPU를 통한 채굴은 전기를 엄청 잡아먹습니다.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더 강력한 하드웨어를 사용해서 전문 채굴 기업들이 등장했습니다. 개인 컴퓨터를 이용한 채굴은 이제는 거의 불가능해졌습니다. 사람들은 CPU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빠르게 캘 수 있는 그래픽카드 GPU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이로 인해서 전 세계 그래픽 카드 가격이 수직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원래 GPU는 컴퓨터에서 효율적인 그래픽 처리를 위해 만들어진 그래픽 카드 칩입니다.

 

전기 효율성이 좋은 GPU

그래픽 카드는 기본적으로는 수많은 연산처리가 요구되는 화면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빠른 연산 수행에 특화되어 발달해온 칩입니다. CPU와 비교했을 때 전력 소비량도 훨씬 적습니다. 같은 전기를 썼을 때 연산 처리량을 비교하자면 CPU에 비해서 GPU가 압도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GPU를 애용하기 시작했습니다. GPU를 사용하는 분야는 암호화폐 채굴에만 한정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관련된 머신러닝 프로그램들이 전부 GPU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를 CPU를 사용해서 처리하는 경우는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병렬 연산처리와 AI

CPU와 GPU는 여러 가지 다르지만 가장 큰 차이는 병렬 연산 처리능력에 있습니다. CPU는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순차처리를 위해서 여러 코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GPU는 수천 개 단위의 병렬 처리가 바로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해시 퍼즐은 완벽하게 병렬 처리가 가능한 문제이기 때문에 GPU가 CPU에 비해서 월등하게 효율적인 것입니다. 인공지능 분야인 머신러닝에서도 비슷하게 적용이 가능합니다. 병렬 처리가 많은 분야에서는 CPU보다는 GPU 사용 비율이 당연히 높습니다.

 

최근에는 GPU보다  연산처리 효율이 좋은 FPGA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FPGA는 회로가 고정되어서 용도가 바뀔 수 없는 일반 반도체 칩과는 다르게 프로그램을 통해서 용도에 맞게 회로를 재구성할 수 있는 반도체입니다. 이러한 기능만큼 가격은 상당히 고가이나 앞으로는 FPGA의 가격이 점점 낮아지면서 더 많이 쓰일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 채굴기 ASIC

암호화폐만 전문적으로 채굴하는 채굴기가 따로 있습니다. 바로 ASIC는 응용 특화 반도체 칩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암호화폐 채굴이라는 특정 용도에 적합하도록 맞춤 설계한 반도체 칩입니다. 최근 채굴은 대부분 이 ASIC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마존에서 판매 중인 전용 채굴기계는 대체로 가격대가 1000달러가 넘어서는데 앤트 마이너는 채굴 전용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회사이자 동시에 가장 큰 채굴 공동체인 앤트 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회사는 전체 채굴량의 1/4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 개인이 비트코인 채굴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경쟁이 약한 신생 암호화폐 같은 경우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ASIC 채굴기 사진

최근에 등장한 암호화폐들 중에서는 일부 세력들에 의해서 화폐시장의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ASIC를 통한 채굴을 불가능하도록 설계하기까지 했습니다. 이퀴해시 퍼즐은 ASIC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막대한 메모리가 소요되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오로지 CPU와 그래픽카드로만 채굴해야 합니다. 

채굴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

전 세계에는 수많은 전문 암호화폐 채굴업자들이 있고 그중 상위 세 개 업체가 50% 이상을 먹고 있는 독점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상위 10개 업체는 90%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블록 생산 자체가 개인이 넘볼 수 없는 영역이 된 것입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 블록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10분마다 가장 먼저 블록을 만든 사람이 보상을 받으니 그들이 그 보상을 가지고 다시 장비에 투자해서 더 빠르게 문제를 풀 수 있는 장비를 구입하기 때문입니다. 유일한 개인의 채굴방법은 채굴 모임에 참가해서 자신의 계산 자원을 재공하고 채굴이 되면 그 보상금을 1/n으로 나눠 갖는 것입니다. 그러나 계산식에 필요한 전기료를 생각하면 이마저도 남는 장사가 아닐 가능성이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채굴에 대한 독점현상은 앞으로 암호화폐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