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뭐하는 회사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해양 전문기업이라고 한다면 대우조선해양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1970년대 대한조선공사에서 시작한 이 기업은 대우그룹에 인수 합병되어 대우조선공업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옥포 조선소를 시작으로 선박해양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최초의 잠수함까지 만들었습니다.
2000년대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조선으로 분리된 대우조선해양은 2000년대 중후반까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일 이끌은 기업이었습니다. 흔히 조선업 빅 3이라고 불린다면 울산의 현대중공업 거제의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이렇게 세 개 중에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게 대한민국에서 2위가 아니라 세계에서 2위입니다.
노동집약적인 산업 조선업
제 친구중에 한 명이 조선소에서 용접을 하는 친구가 한 명 있었습니다. 그 친구도 대우조선해양에서 일을 했었는데 배를 만드는 일이 정말 2010년대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사람이 다 일일이 손으로 만드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시대를 역행하는 듯한 고된 노동이 있지만 숙련공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단순한 제품을 만드는 것은 공장에서 찍어낼 수 있지만, 배라는 것은 여전히 주문이 들어오면 이에 따라 생산하는 주문생산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조선소는 숙련된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노동집약적인 산업이며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일이 아니라서 앞으로도 기계나 AI로 대체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인력수요가 많이 필요해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산업인지라 우리나라 정부 입장에서도 좀처럼 조선업을 내팽개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대우조선해양의 리즈시절
2차세계대전이 끝나고도 여전히 유럽이 강한 조선업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일본에서 저렴한 인건비와 가격 대비 성능비를 바탕으로 1970년대에는 세계 1위의 강력한 조선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대우조선해양과 같이 1970년대부터 뛰어들어 1990년대부터 일본을 맹추격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기술수준이 낮은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을 만들면서 2000년대에 들어서는 세계 1위에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해양플랜트나 드릴선, LNG선, 쇄빙선과 같이 고부가가치의 선박에 집중하면서 매출 1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2002년에 중국의 WTO가입 이후에 중국의 물동량이 폭발하면서 조선업은 최대 호황 슈퍼사이클을 맞이하게 됩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터졌던 2008년부터 2013년까지도 조선업은 우리나라의 경제 기둥을 담당할 정도로 괜찮은 실적을 내고 있었습니다. 2011년 초반만 하더라도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는 20만 원이 훌쩍 넘는 기록도 차지했습니다.
대한민국 조선업의 위기
조선업 호황은 계속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2008년 글로벌 위기부터 시작된 세계경제위기와 함께 중국의 추격도 강했습니다. 2013년에는 드디어 조선업 수주에 있어서 세계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주게 됩니다.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로 저가수주하는 것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를 위해서 기술격차로 고부가가가치 선박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과 우리나라의 조선회사들은 그 당시에는 고유가 시대였기 때문에 바다에 있는 원유를 추출할 수 있는 드릴쉽과 플랜트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게 됩니다.
저유가와 셰일가스
그렇게 플랜트산업에 집중했던 대한민국의 조선회사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2014년 말부터 갑자기 낮아진 저유가 시대에 더 이상 해양플랜트와 드릴쉽이 더 이상 사업성이 없게 됩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배럴당 100달러가넘던 두바이유 가격이 2014년 중순부터 뚝떨어지더니 마침내 2015년에는 25달러까지 떨어집니다. 1/4가 된 것이지요. 비싼 돈을 주고 해양플랜트를 개발해서 유전을 개발해도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가 되자 많은 나라들과 기업들은 해양플랜트를 수주하지 않기 시작합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셰일가스입니다. 모래퇴적암 셰일 지층에 나오는 셰일가스를 저지하기 위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기업 아람코는 인위적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려 가격을 내렸고, 미국의 셰일가스 채굴업체들을 말려 죽일 생각이었으나 정작 저유가로 자신들이 먼저 역성장하면서 백기를 들었습니다.
이러한 오일머니들의 고래싸움에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국내 플랜트 산업 투자가 물거품이 되면서 천문학적인 손해를 보게 됩니다.
대우조선해양의 몰락과 분식회계
대우조선해양의 몰락은 해양플랜트산업이 망하면서부터였습니다. 비용은 증가했으나 팔리지는 않았으니 대우조선해양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은 2014년도 당시 무려 3조 원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근데 이런 와중에도 대우조선해양은 혼자서 주가가 뛰고 있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각국에서 수주를 지속해왔으며, LNG선의 경우는 독점하듯이 수주를 가져왔습니다. 13억불 규모의 6척 수주도 하였으니까요. 연간 목표수주량도 달성했고, 영업이익도 4700억으로 건실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이중장부를 통해 분식회계를 한 결과였습니다.
2015년에 사장이 바뀌면서 모든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해양플랜트에서 발생한 손실이 3조 원이 넘는다는 것이 드러났고 2014년도 영업이익은 4700억이 아니라 -5600억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추가적으로 드러난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의 규모는 무려 5조원이 넘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바로 비상관리체제로 넘어갔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이 망해버리면 국가적으로도 큰 경제손실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산업은행을 통해서 무려 14조 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구조조정으로 인해서 1800명의 임직원들이 해고되어야만 했습니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의 주식을 들고 있던 투자자들의 손해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의 부활
2018년도 2019년도 미중무역전쟁에 이은 한일 무역분쟁까지 세계의 물동량은 얼어붙었습니다. 그러나 이 무역분쟁이 영원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2020년도 중후반부터는 미국과 중국의 교역량이 회복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우리나라 플랜트산업을 망하게 했던 셰일가스산업이 반대로 대한민국 조선산업에 LNG선의 발주를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LNG를 운반하는 LNG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인 VLCC의 발주가 2018년과 2019년에 크게 늘었고 선박 비용도 회복하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더 좋은 소식이 있으니 바로 중국 조선업이 몰락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조선업의 몰락
중국의 조선업은 2013년 세계 1위의 수주량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초저가 경쟁을 벌였던 만큼 한참 떨어져 있었습니다. 중국 조선업계 또한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이나 해양플랜트, 드릴쉽 건조를 시도하였으나 한국의 기술격차를 좁히지는 못했습니다.
저렴하고 부가가치가 낮은 선박만을 만들던 중국 업계는 현재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미중 무역전쟁과 같은 악재가 겹치자 휘청이고 있습니다. 중국의 인건비가 오르자 노동집약적인 산업인 조선산업에서 선박을 만드는 비용이 급상승하게 되었고 이제는 더 이상 가격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힘에 겨운 상태입니다.
거기다가 에코쉽 이라고하는 친환경적 연비 좋고 매연을 덜 배출하는 선박을 제조해야만 하는 환경규제가 생기면서 더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싼 가격에 중국에서 배를 만들었던 회사들이 품질문제로 다시 한국의 조선업체들을 찾는 것도 다시 한번 대우조선해양이 부활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합병으로 주가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글로벌 1,2위의 대규모 공룡 조선회사들이 합병한다는 것이 조선업의 큰 이슈일 것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합병을 하든 안하든 대우조선 해양의 주가는 오른다는 예상이 강합니다. 현재 선박의 가격 자체가 인상되고 있고 기나긴 침체기를 뚫은 조선산업이 성장성을 고려할 때 목표주가 상승 여력이 많다는 의견이 강합니다.
아직 양측의 노조반발과 가야 할 길은 멀지만 2014년부터 극심한 조선 불황을 뚫고 생존을 위한 대형화에 있어서 반대할 명분은 다소 작아 보입니다. 2020년에 두 거대 조선사가 합병이 완료가 된다면 과연 주가 변동이 어떨지 기대됩니다.
그리고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대한민국 조선업이 다시한번 국가 경제를 이끄는 산업이 되기를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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